지나치게 확신에 찬 정의는 때로 무고한 희생을 정당화하곤 합니다. 다윗 왕의 군사 사령관 요압이 이끄는 대군이 '아벨 베트 마아가'라는 작은 성읍을 에워쌌을 때, 성벽 안의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몰살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반역자 세바가 그곳으로 숨어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화롭던 성읍은 거대한 공성 퇴박기 아래 놓인 운명이 되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성벽 위로 한 여인이 나타납니다.

1. 전운을 뚫고 울려 퍼진 "들으라"의 외침
요압의 군대가 성벽을 허물기 위해 토성을 쌓고 공격을 시작하려 할 때, 아수라장 같은 소음 속에서 한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들으라, 들으라!" 그녀는 이름조차 기록되지 않은, 그저 '지혜로운 여인'이라 불린 무명의 시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군대의 위용을 압도하는 단호함과 품격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무력으로 맞서는 대신 대화를 요청했습니다. 칼과 창이 지배하는 전장에서 그녀가 선택한 무기는 **'정확한 질문'**과 **'역사적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녀는 요압을 불러 세워 당당히 묻습니다. "옛사람들이 이르기를 아벨에 가서 물을 것이라 하고 그 일을 끝내었나이다. 나는 이스라엘의 화평하고 충성된 자 중 하나거늘, 당신이 이스라엘 가운데 어머니 같은 성을 멸하고자 하시나이까?"
2. '어머니 같은 성'을 지켜낸 중재의 기술
여인의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아벨 성읍은 예부터 지혜를 구하던 곳이었고, 이스라엘의 소중한 뿌리와 같은 '어머니' 같은 존재라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반역자 한 명을 잡기 위해 이스라엘의 유산인 공동체 전체를 파괴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지, 요압의 양심과 명예에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그녀의 말은 요압의 분노를 차분하게 가라앉혔습니다. 요압은 "결코 그렇지 아니하다. 멸하거나 함락시키려 함이 아니니라"며 자신의 본심을 털어놓았습니다. 오직 반역자 세바만을 원할 뿐이라는 타협점을 찾아낸 것입니다. 여인은 그 즉시 "그의 머리를 성벽 위에서 당신에게 내어던지리이다"라고 화답하며, 성읍 전체를 구하기 위해 문제의 핵심을 도려내는 결단력을 보여주었습니다.
3. 무명의 지혜가 세상을 구한다
여인은 성읍 사람들을 설득했고, 결국 반역자의 머리를 성 밖으로 던짐으로써 대군의 말발굽 소리를 돌려보냈습니다. 만약 그녀가 침묵했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면, 아벨 성읍은 피로 물들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힘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믿지만, 때로는 한 사람의 차가운 지혜와 뜨거운 용기가 수천 명의 군대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아벨 성읍의 여인은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갈등의 실타래를 푸는 것은 더 큰 칼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통찰과 평화를 향한 단호한 목소리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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